성인이 되어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에 대해 풀어보려 합니다.
휴그는 머피보다 한 살 많으니까 머피보다 1년 일찍 고아원을 나오겠죠. 휴그는 자신을 보며 우는 머피를 안아주고는 정말로 자주 올 테니 그렇게 울지 말라고 할 거예요. 그러면 머피는 몇 번이나 약속하며 정말로 자주 와야 한다고 말할 것 같아요. 그렇게 둘은 고아원에서 처음 만난 이례로 처음 이별하게 되겠죠.
머피는 휴그를 기다렸지만 아마 휴그는 오지 않았을 거예요.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몰라도 연락 한 통 없었겠죠. 그래도 머피는 계속 기다렸을 거예요. 시간이 흐르고 날이 바뀌며 계절이 지나가도 휴그를 기다릴 거예요. 결국 그렇게 휴그를 기다리다가 머피 역시 고아원을 떠나게 되겠죠. 그렇게 머피와 휴그는 한동안 만나지 못할 거예요. 그렇게 다시 일 년이 지나가겠죠.
둘이 다시 재회한건 어느 거리일것 같아요. 둘은 2년 동안 만나지 못하기는 했지만 이미 성장이 끝난 10대 후반일 테니 그렇게 달라진 모습도 아니었겠죠. 둘을 서로를 스쳐 지나가지 않고 한눈에 알아볼 거예요.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이는 시선에서 먼저 입을 연건 의외로 휴그겠죠. 환하게 웃으며 머피의 어깨를 조심히 안고는 정말 오랜만이라며 잘 지냈냐고 물을 것 같아요. 정말로 보고 싶었다고 말하겠죠. 그러면 머피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아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훌쩍훌쩍 울기 시작할 거예요. 그러면 휴그는 당황하면서 머피를 달래주다가 주변에 시선에 머피를 조용한 공원 벤치로 데려가겠죠.
그렇게 머피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휴그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 그려질 거예요. 먼저 입을 열게 된건 이번에도 휴그겠죠. 어릴 때와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되었네요. 그렇게 휴그는 갑자기 울어서 놀랐다고 이제는 좀 괜찮냐고 물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느 정도 진정한 머피는 손수건을 꼭 잡고 고개를 푹 숙이나 가 눈을 부릅뜨면서 휴그를 보고는 왜 그간 연락 한번 없었냐고 화낼 것 같아요.
머피가 화 내는 모습을 거의 본 적 없던 휴그는 당황하면서 어영부영 말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고아원의 보호를 받다가 처음으로 나가게 된 사회는 너무 매정했고 살아남기 위해 힘껏 발버둥 칠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니 고아원에 연락할 시간이 없었고 겨우 짬을 내서 고아원에 갔을 때는 이미 머피가 고아원을 나간 후였다고 말할 것 같아요. 정말 미안하다면서 머피를 꼭 안아줄 거고 그러면 머피는 다시 울음을 터뜨리겠죠.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휴그를 기다렸는지 아냐고 엄청 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도, 밤낮이 바뀌고 계절까지 바뀌어도 계속 휴그를 기다렸다고요. 그런데 찾아오지 못하더라도 연락 한통은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정말 너무 하다고 할 것 같아요. 그러면 괜히 휴그까지 눈시울이 붉어져서 정말 미안하다고 몇 번이고 말하며 머피를 토닥일 것 같아요.
그렇게 둘은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서야 겨우 근황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둘 모두 괜찮은 직장에 취직하고 적당한 방을 구해서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서로의 주소를 교환하면서 편지를 주고 받기로 약속하고 헤어질 것 같아요. 그 이후로 둘은 자주 만나겠죠. 바쁠 때도 시간을 내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날 것 같아요. 둘 사이에 이야기도 끊기지 않겠죠. 2년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서로가 없는 2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기에 둘이 만나면 주고받는 말이 끊이지 않겠죠.
하지만 둘은 이런 행복한 시간이 언제까지고 지속되지 않을 걸 알거예요. 두 사람은 어른이고 각자의 삶이 있으며 더 이상 고아원에서 생활했을 때처럼 함께 생활하지도 않죠. 그럼에도 둘의 우정은 이어지겠지만 언젠가는 서먹해질 사이라는 걸 둘은 지난 2년을 통해 알게 될 거예요. 그럼에도 둘은 그걸 내색하지 않으며 항상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겠죠. 지난 2년이 알려준 건 두 사람의 우정이 언제까지나 영원할 수 없다는 것뿐만은 아니에요. 두 사람의 미래가 어떻게 되었든 현재 두 사람은 함께 있고 즐길 수 있는 건 현재뿐이라는 거니까요. 두 사람은 지금 함께 할 수 있는 현재에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지난 2년처럼 미래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