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평 커미션
굉장히 흥미로우며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독자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무료분을 모두 읽고 다음을 고민해 볼 정도의 재미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우선 그 첫 번째 이유로는 클리셰 비틀기가 한몫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소설에서 나온 클리셰는 주로 BL 소설 보다 로판에 나오는 클리셰로 알고 있는데요 해당 클리셰를 이용하여 BL소설에 적용하신 점이 대단히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하늘이 붕괴하는 장면에서 소설의 기본 틀을 크게 엇나가게 된다면 그것이 세계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주인공이 소설의 큰 틀을 붕괴시키지 않고 원작의 여주인공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 줄지 대단히 흥미로운 사항이었습니다. 전개 속도 역시 적절했으며 클리셰를 한번 비튼 것만으로도 상당히 매력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 역시 있었습니다. 웹소설은 굉장히 암울한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짝사랑하는 여자의 결혼식, 살인, 세상의 붕괴 등등 절대로 밝을 수 없는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개그 요소 역시 들어가지 않으나 해당 소설의 어두운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묘사의 부족으로 보이며 너무 상황에 집중하는 전개 때문에 소설의 암울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의 사건 진행 속도 자체는 적절하나 분위기가 고조되고 달아오르는 힘은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글의 분위기 고조에 조금 더 집중한다면 독자가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주인공의 심리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3화까지 본 결과 주인공은 상당한 광인으로 보입니다. 일국의 황제를 살해했으며 49회의 회귀를 반복하였고 매번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기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주인공이 광인이 되기에는 충분한 상황 설정이 있으나 중요한 주인공이 어째서 원작의 여주인공에게 집착하는가, 주인공은 원래 어떤 사람이었으며 해당 사건이 주인공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는 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 비워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황제를 살해하고 동성애에 대한 것을 곧바로 받아들일 정도로 정신력이 약해진 주인공이라면 그 주인공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광인이 되었는가에 대한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주인공이 책에 빙의하기 전의 과거나 그 빙의의 과정 그리고 빙의하여하였던 일들이 모두 결여되어 있어 주인공과의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주인공에게 조금 더 이입하며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설명이 있다면 조금 더 친절한 소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친절함이 필요한 이유는 주인공이 동성애에 대해 납득하고 황제에게 고백하기까지 너무 갑작스러운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이건 내용 외의 문제지만 오타와 비문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오타는 오타 검사기를 돌리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퇴고를 거치는 등의 조금 더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시도를 해주시면 어떠실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