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커미션
두 사람이 싸운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아마 시작은 사소한 일이었을 것 같아요. 휴그가 실수를 했다거나 머피가 실수를 했다거나 그런 작은 실수였겠죠. 하지만 이게 감정의 골의 시작이 된 것은 그 실수가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다고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감정의 골은 해소되지 않고 점점 쌓여 갔겠죠. 물론 그 감정의 골을 해소할 기회는 있었겠지만 둘은 서로에게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진심을 말하지 않았을 거예요. 더군다나 제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휴그는 더더욱이요. 그렇게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을 깊어져만 가고 결국 터지고 말겠죠.
먼저 감정의 골이 터진 건 머피였을 것 같아요. 머피가 아무리 친절한 아이라곤 하지만 결국 아이는 아이잖아요. 휴그의 작은 실수 하나에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을 머피지만 결국 쌓이고 쌓인 감정의 골이 터져버렸겠죠. 휴그에게 몇 마디를 내지르고 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눈치챈 머피는 입을 막고는 휴그를 보다가 그대로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겠죠. 휴그는 그런 머피가 내지른 소리에 순간 그간 쌓인 감정의 골 때문에 짜증이 올라왔지만 이어 실수했다는 듯 하얗게 질린 머피의 얼굴과 곧바로 도망가는 머피의 행동에 멍하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자신이 방금 한 잘못이 그렇게 큰 잘못이었는지 고민하게 되겠죠. 오히려 자신이 방금 한 잘못이 그리 큰 잘못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화를 내고 도망가버린 머피의 행동에 더 화가 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두 사람의 내외가 시작되겠죠.
고아원에서도 유독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인 만큼 두 사람이 서로를 내외하자 주변 친구들이 무슨 일이 있나 물어볼 거예요. 그럴 때마다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아니라며 웃어넘기겠죠. 그렇지만 상대와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도 입을 꾹 다문채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게 머피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애써 웃어 보이고 휴그는 혼자 놀기 시작하겠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둘 사이의 침묵을 먼저 깬건 머피일 거예요. 휴그는 그 시간 동안 다른 아이들과 아무렇지 않게 어울리는 머피를 보고 머피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했겠죠. 휴그는 떠나는 사람은 붙잡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반대로 머피는 다시 휴그와 이야기하며 사과할 방법을 모색하고 결국 식사 시간에 나온 간식을 하나 챙겨 휴그에게로 향할 것 같아요. 그리고 휴그에게 간식을 내밀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겠죠. 자신이 잘못했으니 이전처럼 지내달라고요. 하지만 휴그는 그런 머피를 물끄럼히 바라보기만 할 것 같아요. 휴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일이 머피가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니었거든요. 특히나 그날 머피의 기분이 나빠보이거나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다면 휴그 역시 머피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쌓인 것들이 있고 그렇기에 그것들이 그날 터졌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겠죠.
그 말에 머피는 멈칫하더니 그냥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고 이전으로 돌아가면 안되냐고 물을 것 같아요. 머피의 입장에서는 휴그에게 있는 감정의 골들이 정말 사소하게 생긴 것들이라 부끄럽겠죠. 하지만 그 말에 휴그는 고개를 젓고 말을 이을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는 우리는 더 이상 이전처럼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이에요. 그리고는 머피를 보면서 조곤조곤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머피에게 속상했는지 말하며 또 자신이 잘못했던 것들을 말할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이것들을 지금껏 숨겨와서 미안하다고 말할 것 같아요. 오빠임에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말이에요. 그리고는 웃으면서 이제 머피에게도 말해달라고 하겠죠. 그러면 머피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리면서 휴그가 말했던 것처럼 그간의 속상한 일들 그리고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을 털어놓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많이 미안하다고 휴그에게 솔직해지기 어려웠다고 말할 것 같아요. 솔직해지기에는 휴그가 너무 소중한 존재였으니까요.
그런 머피를 휴그는 꼭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자신 역시 미안하다고 말 할것 같아요. 그렇게 둘은 화해하게 되겠죠. 이후에 두 사람은 이번처럼 감정의 골이 생기기 전에 속상한 일은 바로바로 말하는 서로에게 조금 더 솔직한 사람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