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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커미션

샌드위치 커미 2025. 2. 5. 22:22

두 사람이 겨울을 보내는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P와 S가 함께하기 시작한 건 추운 한겨울이겠죠. 그 한겨울 P는 예상치 못한 손님으로 인해 다시 겨울나기를 준비하게 되겠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미국의 겨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S는 겨울을 준비하는 P의 행동을 흥미롭게 바라볼 것 같아요. 그런 S의 모습에 P는 부끄러워하면서도 S가 함께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 같네요. 그 당시 미국은 히터가 없었을 거고 벽난로를 사용했을 거예요. S를 배려해서 특별히 좋은 향이 나는 사과나무 장작을 준비하고 S가 직접 벽난로에 장작을 넣어보게 해 주겠죠. S는 처음 접하는 체험을 신기해하면서도 즐겁게 받아들일 거예요. S가 살았던 시대에서는 한국은 물론이요 현대 미국에서도 벽난로와 장작을 사용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일 테니까요.

 

그리고 P는 작게 재채기를 한 S를 보고는 S에게 처음 입고 온 옷 말고는 입을만한 겨울 옷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챌거예요. 마침 집에 음식들도 떨어지던 참이라 P는 쇼핑을 결정하겠죠. 식구가 늘었기에 음식도 더 사 와야겠다고 생각할 거고 말이에요. 그렇게 두 사람은 눈보라를 뚫고 마트로 향할 것 같아요. 미국의 마트는 S에게는 생소한 곳이겠죠. 곳곳에 붙어 있는 광고들은 특히 TV에서나 볼 수 있던 레트로 한 감성의 광고들이라 더욱 신기해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함께 쇼핑을 시작 한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물건을 담을 것 같아요. 둘은 서로의 취향도 뭣도 모르니까 대화하며 알아갈 수 밖에 없겠죠. 서로 의외로 편식하는 것들이나 잘 먹거나 좋아하는 것들도 그때가 되어서야 알게 될 거예요. 서로의 의외의 일면을 발견하면 상대가 쿡쿡 웃으며 두 사람의 쇼핑 시간은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거예요. 그리고 미국에서 겨울을 나는데 필수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허브티도 같이 고르겠죠. P의 허브티는 집에 있을 것 같고 S는 캐모마일을 고를 거예요. P는 S에게 탁월한 선택이라고 칭찬할 거고 S는 그런 P의 칭찬에 부끄러워하면서도 환하게 웃겠죠.

 

P는 S에게 옷을 꽤 여러벌 사줄 거예요. 물론 P의 형편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옷을 받을 때마다 환하게 웃는 S의 모습이 좋기도 하고 모두 S에게 잘 어울려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식료품과 옷을 두 손 가득히 들고 그들의 집으로 돌아오게 될 거예요.

 

P는 S에게 내어준 방에 옷들을 옮겨 놓고 S는 그렇게 P가 옮겨둔 옷으로 갈아입고는 P의 앞에 나타날 거예요. 그리고 동시에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리겠죠. 분명 행복한 웃음일 거예요.

 

그리고 두 사람은 벽난로 앞에 앉아서 담요를 덮고 허브티를 마시며 도란도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그 이야기가 오가면서 가끔은 S가 P의 이야기에 대신 울어주고 P가 S의 이야기에 표정을 찡그리기도 하겠죠. 하지만 서로는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거예요. 왜인지 상대라면 그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아서,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 줄 것 만 같아서 그리 하겠죠. 다만 아직 서로를 완전히 신뢰한 건 아니에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만한 사람 정도로 생각했겠죠.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지는 건 조금 나중의 일일 것 같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가 할 일을 분담하기도 할 것 같아요. 좋든 싫든 갈 곳 없는 S에 의해 두 사람은 동거를 하게 되었으니까 말이에요. 청소나 요리 같은 잡다한 업무들을 분담하겠죠. 대부분의 업무는 공평하게 분담하겠지만 S가 P를 배려하여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하는 날이면 S가 P를 대신하여 집안일을 하기로 할 것 같아요. P는 괜찮다고 하겠지만 S는 뭐든 혼자 짊어질 필요 없다면서 자신을 책임지기로 하였다면 자신 역시 그 책임을 나눠 들게 해달라고 말하겠죠.

 

그렇게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함께 겨울을 나기 시작할 거예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겨울은 그리 춥지만은 않겠죠. 두 사람은 항상 함께 있는 건 아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할 테고 서로를 더욱 잘 알아가게 될 거예요. 그리고 서로를 위해 무언가를 아끼지 않겠죠. P는 S를 위해 S가 먹어보지 못했을 칠면조 구이를 해주거나 S는 P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신이 살아왔던 미래가 얼마나 평화로운지 이야기 해주며 P를 북돋아 주겠죠.

 

눈이 오는 날에는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면서 함께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기도 할 거예요. 서로를 닮게 만든 눈 사람을 사이좋게 집 앞에 두고 입김을 내뱉으면서 웃을 것 같아요. 흑백 색채의 모노톤이었던 P의 일상이 S로 인해 다채로운 색을 띠게 되겠죠.

 

두 사람의 겨울은 결코 춥지만은 않을 거예요. 서로가 함께하니 그해 겨울은 무척이나 다채롭고 따뜻한 날이 되겠죠. 비단 그해 겨울뿐만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할 미래라면 언제까지나 그 미래의 겨울은 그리 춥지많은 않은 따스하고 다채로운 겨울이 될 거예요. 더 이상 서로가 없는 겨울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미래가 그들을 기다리겠죠. 두 사람에게는 겨울의 필수품이 비단 허브티만은 아닌 따스한 불빛의 벽난로가 집을 데우며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상대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