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알바를 한다라는 개그에 헤르만은 분명 웃은 적이 있을 것 같아요. 되게 별거 아닌 농담인데 속으로 혼자 웃고 키득 거렸을 것 같달까요. 실제로 알바한테 알바 자네는 알바를 해본 적 있는가? 이러다가 알바가 진지하게 대답해서 짜게 식어가지고 영양가 있는 대답 참으로 고맙네 같은 대답을 했을 것 같아요. 알바는 애초에 그게 개그인지도 몰랐을 테고 개그인걸 알아도 이해를 못 해서 분석적으로 파고들다가 그래서 이게 어째서 유쾌한 거지?라는 표정 지을 것 같네요. 또 알바랑 쿼카랑 같이 있는 게 생각나는데 생전에 알바는 언제나 눈썹이 팔자 눈썹의 슬픈 표정이었잖아요. 완전 새드 알바. 그래서 동물원 같은데 헤르만이랑 같이 가서 쿼카 보러 가면 쿼카들이 옹기종기 모여들 것 같아요. 슬퍼? 왜 슬퍼? 행복해~ 하면서 쫌쫌따리 모여드는 쿼카들한테 둘러 쌓이는 알바. 알바 완전 당황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주저앉아있는 자세 그대로 쿼카들한테 둘러 쌓여서 완전 따끈따끈 핫 알바가 되는 거죠. 그리고 생전에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알바 머리에 잔 나뭇가지라던가 나뭇잎들이 엄청 엉킨 적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헤르만이 뽁뽁 뽑아주는데 이러다가 새들이 자기 둥지로 착각하겠다고 막 웃으면서 도와줄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알바가 머리 정리하는데 그 부스스했던 머리가 다시 찰랑 머리로 돌아오지는 못할 것 같아요. 결국 헤르만의 시녀가 도와줘서야 겨우 정리가 되는 머리. 이후로도 바람이 불면 머리가 다시 둥지가 되가지고 그때마다 헤르만의 행복한 잔가지 뽑기 시간이 될 것 같아요. 헤르만은 처음엔 재밌어하고 중반에는 슬슬 귀찮아하다가 후반에는 즐기는 경지에 이를 것 같아요. 사후에 다시 만났을 때 알바가 짧은 머리가 되가지고 더 이상 알바의 머리에 꽂힌 잔가지를 정리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조금 아쉬움을 가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 짧은 머리에 잔가지가 꽂혀 친우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는 모습이 나오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지도요. 알바는 사후에 키가 커져가지고 원래는 가끔씩 잔가지에 머리 걸렸는데 이제는 나무 밑은 지나면 거의 확정으로 걸리니까 숙이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을 지도요.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