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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커미션

by 샌드위치 커미 2025. 1. 31.

두 사람이 바다에 간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고아원에서 단체로 수학여행 같은 여행을 가게 되는 것으로 시작할 것 같아요. 휴그는 별 생각이 없겠지만 머피는 친구들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바다에서 뛰어놀 생각에 무척이나 신이 났겠죠. 그렇게 두 사람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바다로 향할 것예요.

 

오전에는 두 사람 모두 고아원에서 짠 계획표에 맞춰서 다 함께 조회를 하고 준비운동을 하고 바다로 나가겠죠. 휴그는 고아원에서 펼쳐준 파라솔 밑에서 낮잠을 잘 거예요. 아이들이 싫은 건 아니지만 딱히 사람들과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별로 흥미도 가지 않겠죠. 휴그의 눈에 비친 바다는 지나치게 맑고 투명하며 반짝반짝 빛나서 어둠을 좋아하는 휴그와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요.

 

반대로 머피는 무척 신이 나 친구들과 바다를 즐기겠죠. 고아원에서 준비해 준 예쁜 수영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튜브에 끼어서 물장구를 치며 지치면 튜브 위에 앉아 쉬기도 하고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하기도 할 거예요. 한참을 뛰어놀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낮잠 자고 있는 휴그의 곁으로 다가오겠죠. 휴그의 주변은 어째서인지 유독 조용해서 휴식을 즐기기 딱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휴그의 곁에 앉은 머피는 잠든 휴그를 가만 바라볼 거예요.

 

휴그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어릴 때와 달라진 모습을 비교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자기보다 훌쩍 커버린 게 조금은 질투 나고 치사하다고 생각하기도 해서 잠든 휴그의 코를 꼬집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휴그는 아픔 보다 숨 막힘으로 인해 번쩍 눈을 뜰 테고 억울한 얼굴로 머피를 바라보겠죠. 그러면 머피는 헤실 웃으면서 왜 애들이랑 어울리지 않고 여기서 혼자 잠만 자냐고 물을 것 같아요. 그러면 아까 코를 잡힌 게 억울했던 휴그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머피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냐고 말해요. 그러면 머피는 왜 상관이 없냐면서 휴그가 같이 놀지 않아서 놀 사람이 없어 심심해 죽겠다고 말하고 그 말에 휴그는 웃으면서 바닷물에 푹 젖은 그 머리나 말리고 말하라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도 많은 사람이 자기 하나 없는게 뭐 어떠냐고 말이죠. 그 말에 머피는 뾰로퉁 해지면서 다른 사람이랑 휴그는 다르다고 할것 같아요. 휴그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소중한 오빠라고요. 그러면 휴그는 괜히 부끄러워 져서 머리를 몇번 글적이다가 정 놀 사람이 없으면 자신에게 오라고 할것 같아요. 그러면 머피는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겠다고 하겠죠. 그리고 어느 정도 휴식이 끝나면 머피는 다시 놀러 가고 휴그는 낮잠에 빠지겠죠. 머피가 친구들과 너무 신나게 논 나머지 휴그를 찾아오지 않아 눈을 뜨니 복귀할 시간이 된 휴그는 머피에게 삐졌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후에 이어진 바비큐 시간에 풀릴 것 같긴 하네요.

 

바다에서 놀고 난 다음에 숙소에서 이어지는 바비큐에서 머피가 슬쩍 삐진 휴그에게 다가올 것 같아요. 휴그가 바비큐를 먹고 있는데 그 옆에 슬쩍 앉는다는 식으로요. 보통 때였으면 휴그는 누가 앉든 옆을 내어줬겠지만 이때만큼은 슬 옆으로 피할 것 같아요. 제대로 삐졌다는 신호겠죠. 그 행동에 머피는 충격을 받고 접시를 내려놓고는 냅다 휴그한테 안길 것 같아요. 그러고는 자기가 미안하다고 꺼이꺼이 울먹이겠죠. 그러면 휴그는 당황해서 주위를 막 둘러보다가 알았다면서 머피를 다독이겠죠. 순간적으로 집중되는 시선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그 말을 듣자마자 머피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제자리에 앉아 다시 접시를 집어 들고 바비큐를 먹겠죠. 그 모습을 휴그는 원망스럽게 보겠지만 어쩌겠어요. 본인이 알았다고 했는데요. 그래도 머피가 양심이 없는 건 아니어서 휴그의 시선에 슬 눈을 피하다가 자초지종을 늘어놓을 거예요. 실제로 머피는 휴그에게 가려했다가 애들의 간절한 눈빛에 가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 자초지종을 들은 휴그는 한숨을 쉬며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해요. 지금 바비큐를 먹을 때도 머피가 겨우 애들 사이를 빠져나와 자신에게 온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심술을 좀 부려 본 것이라고 말하겠죠. 그러면 머피는 방긋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고는 휴그의 접시에 자기 접시에 있는 고기를 옮겨 줄 것 같아요. 그 모습에 휴그는 오히려 자기에게 옮겨준 고기에 더해 원래 있던 고기까지 머피의 접시에 옮겨주겠죠.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빤히 보더니 킥킥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서 이제 잘 시간이 되겠죠.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평소에는 잘만 자던 휴그는 그날따라 잠들지 못할 거예요.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모두가 놀 시간에 그렇게 잠을 잤으니 말이에요. 그렇게 휴그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어떻게 밤을 보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을텐데 그 순간 끼익 하고 조용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날거예요. 그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은 휴그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발소리를 듣겠죠. 긴장하고 있는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릴거예요. 휴그 오빠 자? 라고 말하는 머피의 목소리가요. 그러면 천천히 눈을 뜬 휴그가 아니라고 말할테고 그에 머피는 씨익 웃으며 말하겠죠. 그럼 자신과 밤 산책을 가자고 말이예요. 휴그는 당황스러웠지만 어차피 할 것도 없어서 순순히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대에서 일어날 거예요. 그렇게 두 사람은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서 숙소 바로 앞의 바닷가로 향하겠죠.

 

밤바다는 시원하고 짭짤한 냄새가 나며 바닷속에도 하늘에도 별이 가득해 휴그가 시선을 뺏기기 충분했을 거예요. 밤바다는 정말로 아름다웠고 휴그와 머피는 그 바다를 멍하니 바라봤겠죠. 그렇게 한동안 시선을 뺏기고 있다가 먼저 정신을 차린 머피가 휴그한테 걷자고 제안을 할 거예요. 그 제안을 수락한 휴그는 머피와 함께 해안선을 천천히 걸어가겠죠. 신발을 조금씩 치는 바닷물을 가만 보고 있던 휴그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바다에 들어갈 거예요. 반바지라서 다리는 젖어도 바지는 젖지 않았겠죠. 그리고 그 모습을 가만 보던 머피도 왜인지 신이 나서는 나도 나도 라고 말하며 휴그를 따라 신발을 벗겠죠. 그렇게 두 사람은 깊지 않은 바다로 들어가 첨벙첨벙 바다를 걸을 거예요. 옷에 튀기면 안 되는 건 서로 알고 있어서 물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겠죠. 그렇게 한참을 바다를 걷다가 지친 두 사람은 바닷가로 다시 나와 누군가 두고 간 돗자리를 털고 그 위에 앉겠죠. 그리고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둘이 함께한 시간은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짧은 삶을 살아온 두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짧은 시간들이 아니었기에 두 사람의 대화는 꽤나 길어지겠죠. 하지만 무척이나 즐거운 대화가 될 거예요.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대화를 멈추고 가만 밤하늘을 올려다보겠죠. 먼저 입을 연건 휴그 일 거예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면서 저렇게 수 없이 많은 별만큼 많은 사람들 중에 머피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말하겠죠. 진심으로 기쁘다고요. 그 말에 머피 역시 웃으면서 말할 거예요. 저 수많은 별들과 같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몇 번이든 휴그를 찾으러 오겠다고 말이에요. 그렇게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동이 틀 무렵이 되어서야 화들짝 놀라 모래를 씻고 방으로 들어갈 거예요. 두 사람 모두 돌아오는 길에 곯아떨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