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두 사람이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에 대한 썰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고백은 무조건 이현이 하였을 거라는 말씀대로 이현이 먼저 고백할 것 같은데요. 고백하는 계기는 아주 사소한 질투일 것 같아요. 어느 날처럼 평범하게 생활하던 와중에 재운이와 다른 여성이 이야기하는 상황에 놓일 것 같아요.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아직까지 이성적으로 이현이가 재운이를 좋아하나 판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모습을 보면 무언가 거슬리고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거슬리거나 무언가 마음이 좋지 않아 고백을 결심하고 사귀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고백을 결심하지 않을까 싶어요. 머리로 가 아니라 마음까지 내가 정말 재운이를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건 사귀고 난 이후가 될 것 같아요.
아무튼 그렇게 재운이가 다른 여성이랑 대화하는 장면에서 자신이 그 둘 사이를 갈라놓은 이유도 그럴 수 있는 자격도 없다는 생각에 이현이는 자신이 재운이를 좋아하게 된다고 깨달을 것 같아요. 그럴 이유도 자격도 없지만 두 사람을 갈라놓고 싶어 하니까요. 다만 이성적인 자각이랑 마음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구나라는 걸 느끼는 건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일단은 이성적으로 내가 재운이를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그때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구나 하고 바라는 마음에 재운이에게 고백할 것 같아요. 고백은 주도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에 따라서 멋진 데이트를 준비해 주고 누구나 한 번쯤은 바랄듯한 고백을 해주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자각한 이후임에도 아직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망설임이 있고 그런 망설임을 재운이는 놓치지 않아서 순간의 행복에 안주하려 하지 않고 이현이 자신의 마음에 더 없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할 것 같아요. 더욱이 재운이는 이현이 조차 자신의 마음을 논리적으로 사고로 도출해 냈을 뿐인 상태에서 이현이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눈치채더라도 자신이 고백을 받아들인 이후에 자신의 마음에 보담 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하고 혼란스러워할 이연이에게 고백을 받아주는 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아서 거절과 같은 유예를 둔 거죠. 이현은 자신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확신한다 생각하지만 작은 망설임 때문에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리고 재운이가 이현의 고백을 받은 이후로 그 답을 하지 않으므로 인해 둘의 사이는 전에 없이 어색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적인 자리에서는 일부로 서로를 피해 다니며 공적인 자리에서만 최소한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요. 주변에서도 무슨 일 있나 싶을 거예요. 재운이는 역시 그때 그냥 고백을 받을걸 그랬나 후회할 것 같고 이현이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자신이 재운이를 좋아하는 게 맞나 하고 의심할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은 좋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오랜 친구를 빼앗긴다는 감정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하고요. 그렇게 자신의 고백을 후회할 것 같기도 해요. 그러면서 한동안 어색하게 지내다가 정말 오래간만에 어찌어찌하여 둘이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고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이성 그 이상으로 소중하니까 지금과 같이 어색한 사이로 남아있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대화의 주제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로 시작해서 서로를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 같아요. 좋아한다는 감정은 둘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었고 그게 이성적이란 걸 자각하게 되는 순간은 그동안의 좋아함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이니까요. 두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다시 한번 서로가 서로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상기하며 서로가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더라도 언제나 당신의 행복을 빌어줄 것이며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해줄 거예요. 그래서 이현은 스스로의 마음을 자각할 것 같아요. 언제나 상대가 행복하길 바라는 게 사랑이 아니면 뭐겠어요. 그리고 그게 이성적인 사랑인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재운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서, 자신 이상으로 자신의 행복을 바라주는 남자가 너무나 좋아서 키스해도 좋을 것 같고 이 남자가 행복을 빌어주는 대상이 자신으로 독점되었으면 해서 일 것 같아요. 그렇게 이현이 다시 확신에 찬 말투로 고백하면 재운이는 이번에야 말로 기쁘게 그 고백을 받을 것 같아요. 둘은 서로 터 놓고 대화하는 것 만으로 상대에게 상대가 바라는 것 그 이상으로 상대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 자신이며 상대에게 그런 바람을 받는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걸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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