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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미리 깐 타입

감상+a 커미션

by 샌드위치 커미 2024. 10. 8.

두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 잘 보았습니다! 일단 말씀해 주신 대로 망사랑이 정말 좋은 포인트인 것 같아요... 일방적인 짝사랑인지 아니면 카이가 자각 혹은 자각하지 못한 쌍방인지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카이에게 센지가 사라 이상의 존재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센지가 카이는 세상 삼은 것처럼 카이에게도 사라는 하나의 세상이라 생각하기에 둘은 절대로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없겠죠... 각자의 평행선 위를 달려가는 영원한 동반자이자 필연적인 무연고자라 생각합니다. 카이에게 센지가 소중한 사람이 되고 연인이 될 수 있을지 언정 카이의 세상은 센지가 아닐 테고 그럼에도 센지의 세상은 카이겠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카이도 분명 센지가 없으면 빈자리를 느끼겠죠. 하지만 그 빈자리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누군가 대신 채워줄 수 있는 빈자리인 반면 센지에게 카이가 없어 생기는 빈자리는 그 누구도 채워주지 못하는 빈자리겠죠. 설령 카이보다 다정한 누군가가 나타난다고 한들 어찌 지구인이 지구를 버리고 화성에 살 수 있겠어요. 센지는 카이라는 세상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카이라는 세상이 무너질지라도요. 그리고 개인적인 해석을 말씀해 주신 부분에서 사랑도 뭣도 이루어지지 않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끝나버리는 관계란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센지는 카이를 통하여 세상에 발 붙이게 되었음에도 영원한 무연고자겠죠... 확실히 키미가시네의 완결이 기다려집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테고 지독한 짝사랑과 아무것도 없는 공허겠지만 그래도 그것을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것으로 좋지 않을까요. 그것이 센지가 준 사랑이었고 카이가 받은 사랑이었다면 그것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배드엔딩일 거라 생각이 드네요.

간단한 썰을 풀어보자면 휴식기간에 센지가 꾼 꿈을 썰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어찌저찌 잠이 든 센지는 그날도 카이의 꿈을 꿀 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원래는 그 어떤 꿈도 꾸지 않거나 그 누구의 꿈도 꾸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센지는 카이가 죽고 난 이후 한 번쯤 카이의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아마 배경은 센지가 처음 카이를 만났을 적일 것 같아요. 아니면 그 이전 카이를 만나기 전에서 시작할지도 모르죠. 센지는 그것이 꿈 속이라는 것을 자각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깨려는 의지가 없어서, 그리고 어쩌면 이 꿈이 이어진다면 꿈에서라도 카이를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꿈이 흘러가는 대로 두고 마침내 꿈에서 카이를 만나게 될 것 같아요.

어린 카이는 여전히 다정했고 센지의 눈에는 그런 카이의 다정들이 어렸을 적 보다 더욱 생생하게 눈에 들어올 것 같아요. 자신이 정말 사랑했던 다정들이라 마주치자마자 차오르는 눈물과 어차피 꿈이라는 생각에 카이에게 달려가 안겨 울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카이는 많이 당황했겠지만 특유의 다정함과 어린아이의 유약함으로 센지를 밀어내지 못하고 달래주겠죠. 그렇게 꿈속에서의 둘의 인연은 시작될 것 같아요.

어렸던 센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어른인 센지를 이기지 못하겠죠. 센지는 꿈이란 걸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더욱 지극 정성으로 카이를 위할 것 같아요. 오히려 꿈이라서 더욱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센지에게 카이는 언제나 꿈과 같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함께하며 이번에는 카이도 점점 센지에게 마음을 열어갈 것 같아요. 어른인 센지는 카이를 무척이나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이번엔 더 쉽게 호감을 살 수 있겠죠.

그래서 고백에 따른 반응도 달랐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고민하는 모습에 카이는 속에서 울컥이는 무언가를 느낄 것 같아요. 때론 카이를 원망했던 센지니까요. 어쩌면 이런 과거가 있었다면 우리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진심으로 고민하며 답을 하려는 카이의 입을 막을 것 같아요. 키스로 막을지 손으로 막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행동에 카이가 당황함은 분명해요. 그리고 센지는 그런 카이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할 것 같아요. 꿈속의 카이는 결코 카이가 아니며 지금 눈앞의 카이는 자신이 멋대로 만들어낸 카이에 불과하니까 이건 진짜 카이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리고는 고해성사같이 어린 카이를 잡고 그동안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눈앞의 카이가 진짜 카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진짜 카이에게는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니까요. 센지의 모습은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있고 무릎 꿇고 저보다 작은 아이에게 매달린 센지는 퍽이나 처량해 보일 것 같네요. 그리고 그런 센지를 물끄러미 보던 어린 카이는 센지의 이마를 툭 밀어내면서 말할 것 같아요. 아마 어린 카이가 하는 말은 센지가 들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저 마지막에 어린 카이가 어른인 카이로 바뀌면서 사라님을 부탁한다는 말을 할 때, 오직 그것만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밀려남과 동시에 잠에서 깬 센지는 중얼거릴 것 같아요.

"알고 있어요. 카이씨~"

하고요. 그리고 센지는 다음 게임에서도 살아남을 것 같네요.







타인의 세상이 되는 것은 어렵고도 너무나 쉬운 일이다. 작은 계기 하나만 있다면 누군가의 세상이 될 수 있으니까.

다만 그 작은 계기는 타인을 세상으로 삼는 사람에게 이전에 없었던 특별한 것이어야 하여 누군가를 세상으로 삶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세상으로 삼기보다는 그저 존재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택한다.

다만 센지는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 남자였다. 그는 한 다정을 사랑했고 그것을 세상 삼았으며 멸망해 가는 세상 속에서 세상의 마지막 바람을 이루어지려 발버둥 치고 있다.

세상이 죽어버린 사람은 의례 오래 살지 못한다. 제 세상의 공기와 사람들의 세상의 공기는 너무나 달라, 한 번의 숨을 내뱉기도 어려운 나머지 그대로 질식해 버린다. 그리고 센지라고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제 세상의 마지막 바람을 위해 발버둥 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은 저를 위해 세상을 선택해 놓고 세상을 위해 사는 아이러니한 생물이다. 이것은 이기심인가 오만인가, 그도 아니라면 그저 동정받아 마땅한 발악인가.

알 수 없는 남자.
이해할 수 없는 사내.
이상한 사람.

그래서 그리 싫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를 세상 삼았던 한 바보 같은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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